작품 소개:
세 번째 시집에 수록될 시를 세 편 가져왔다. 출간까지 시간이 좀 걸릴 테니 꽤 많이 이른 티저 쯤 될까.

시를 쓸 때 문장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의도를 쥐고 묶는 편이다. 『우리 너무 절박해지지 말아요』를 낸 후, 조금 더 의식적으로 작업해왔다. 이민자로서 지나는 감정을 편지 형식으로 쓴 시들, 허수경 시인의 산문 <이름 없는 날들>에서 출발한 이름 연작 시리즈, 코비드를 지나며 써온 Q 시리즈 연작에서 한 편씩 가져왔다.

한동안 시가 잘 써지지 않았는데 편지를 쓰며 쓰는 사람으로서의 정체를 연명했다. 보고 싶은 사람은 늘 멀리 있고.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집은 종이니까. 구름 위니까. 친구들 덕분이다.

우편의 형식으로 옮겨진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문학에 가장 가까운 형태일 거라 믿는다. 서간체로 쓰인 시는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그런 게 쓰고 말고를 결정하는 데는 중요하진 않으니까. 적어도 어떤 시에서는. ‘이름’으로 이어지는 연작 시리즈는 타국의 이름을 빌려 이곳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, 또 만난 적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. 다른 이름을 입으면 동일한 사람도 타인처럼 느껴진다. 그런 게 이름의 일일까. 이 연작은, 타국에 십 년 넘게 거주하고도 여태 겪는 정체이지만 어떤 맥락에서 이민자 아닌 누군가도 비슷한 마음을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. 그럴 수 있길 바란다.

마지막으로 Q 시리즈는 코비드를 지나며 그날 그날 쓴 산발적인 시리즈다. 별개의 이야기지만 개별적이지만은 않은. 생활 가까이서 느슨하게 쓴, 올해 머물던 마음들이다. 

 

시를 구매하고 읽어줄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.

 

 

 

 

작가 소개:
이훤 Jinwoo Hwon Lee
시인. 사진가. 텍스트와 사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왔다. 소외-분리-고립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에 대해 쓰고 찍는다.

2014년 <꼬릴 먹는 꼬리>외 네 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. 시집 『우리 너무 절박해지지 말아요』와 『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』, 사진산문집 『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』를 쓰고 찍었다. 큐레이터 Mary Stanley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젊은 사진가 중 한 명으로 지목되었고, 열세 번의 크고 작은 전시에 참여했다.
 
겨울을 좋아하는 사람과 여름이 긴 조지아 주에 오래 머물렀다. 곧 그곳을 떠날 것이다. 추운 곳으로 향할 것이다. 시는 여전히 어렵고, 가끔 나는 시인도 사진가도 아닌 것 같다. 이방인도 비이방인도 아닌 것 같다.
 

PoetHwon.com @PoetHwon

[시] 릴리 외 2편

₩5,000가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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